작년에는 구름이 밋밋한 느낌이였다. 올해도 아직까지는 밋밋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나마 어제 해질녁에는 멋지진 않지만 밋밋하지는 않아 간만에 셔터를 눌렀다. 하지(6월21일)가 몇일 남지않아서 그런지 늦은 시간까지 훤한 대낮처럼 밝은 하늘이였다.
눈이 내렸다. 남부지방에서 그것도 진주에서 눈구경하기란 진짜 흔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요근래에는 꼬박꼬박 제법 쌓이는 눈이 내린다. 눈이 와서 색다른 풍경이 참 좋은데, 좋다는 느낌보다 도로상황에 대한 걱정이 우선된다. 다행히 아침부터 따뜻한 햇살이 들어 길가에 눈은 빠른 속도로 녹아서 저녁때쯤엔 도로에는 말끔히 녹아 지장이 없었다. 그래도 찬바람은 여전히 매섭기만 하다.
며칠동안 흐린 날씨에 찬기운이 가득차더니 오늘은 햇살이 조금 비친다고 양지바른곳은 온기가 돈다. 그래, 아직은 그래도 가을이라고 느끼고 싶다. 아니 분명 아직도 가을일꺼다.
매서운 바람이 하루가 다르게 날카로워진다. 봄내음이 콧잔등을 가지럽힌지가 얼마되지도 않은듯한 느낌인데, 어느새 날카로운 채찍질이다. 그렇게 매서운 기세에 가을은 제대로 견디지 못하고 뜨거운 붉은 빛을 토해낸다.
하루가 다르게 나뭇잎이 붉게 물들어가고, 이 가을비가 그치고 나면 추위가 시작된다고 하니, 이제 겨울을 준비해야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