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는 비가온다고 했었다. 점심을 다 먹을때까지 비는 계속 내렸고 차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비는 내렸다. 비가온다해도 우산을 쓰고라도 다니리라 생각까지 했다. 그런데 다행히 비가 그쳤고 약간의 햇살도 가끔씩 비쳤다. 두돌도 되지않은 아이를 데리고 다니자니 쉬는 날 비가오면 걱정부터 생긴다. 그렇게 운좋게 또 쉬는 날 하루를 편히 지냈다. **홍련을 심어놓은것 같은데 연꽃은 생각보다 많지않고 대부분 분홍빛이 이쁜 수련이 차지하고 있었다. 연못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와 테크로 연결된 정자가 포인트가 되는 곳이다. 잠깐의 산책으로는 나름 괜찮은 분위기다.
올해는 첨으로 연꽃을 담아봤다. 가까이 연밭이 있지만 왠지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를 않았다. 그러다 문득 의무감처럼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유난히도 연꽃도 제대로 피지를 않은것 같은 분위기다. 뭔가 연밭이 연잎만 가득한것이 허전함마저 느껴졌다. 그리고 용호정원 연못가엔 작년과 마찬가지로 잘려져나간 꽃대만이 덩그러니 서있었다. 누군가 일부러 꽃대를 잘라버리는것 같은데 누군인지 궁금증을 일으킨다.
모두가 떠나버린뒤 홀로남아 자리를 지키다 사라지는 것처럼, 그렇게 뒤늦게 힘겹게 피어나려 애쓰고 있다. 이대로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찬바람에 서서히 시들어 갈것만 같다. 차가운 바람이 불고나서는 이제 수련이 더 이상 꽃을 피우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날카로운 바람을 느끼고도 조용히 혼자서 꽃봉우리를 내밀고 있다. 며칠을 쳐다보고 있자니 애처로움마저 든다.
올해 못볼듯한 어리연이 한두송이씩 피기시작한다. 자그마한 녀석이 앙증맞기도 하고, 여려서 어떻게 견딜런가 싶기도 하다. 아쉽게도 여린만큼이나 겨우 하루를 피고는 져버린다.
이제 수련도 마지막 봉우리를 터트리고 있는듯 하다. 아직 터지지않은 두녀석도 하루이틀안에 필것 같다. 그리고 이제 내년을 기약하게 될것이다. 저멀리 연밭에도 연꽃들이 이제 드문드문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