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떠나버린뒤 홀로남아 자리를 지키다 사라지는 것처럼, 그렇게 뒤늦게 힘겹게 피어나려 애쓰고 있다. 이대로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찬바람에 서서히 시들어 갈것만 같다. 차가운 바람이 불고나서는 이제 수련이 더 이상 꽃을 피우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날카로운 바람을 느끼고도 조용히 혼자서 꽃봉우리를 내밀고 있다. 며칠을 쳐다보고 있자니 애처로움마저 든다.
넓고 푸른 그곳에 파도가 몰아친다...!!!
주위에 온통 코스모스가 한껏 피기 시작하고, 코스모스 가득한 곳에는 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내가 즐길수 있는건 앞마당에 핀 이 녀석들이 전부다. 그곳처럼 풍성하고 한껏 만발한 꽃들이 가득한 곳은 아니지만, 발품 팔지않고 편안히 곁에서 볼수 있는것으로 만족해야 할것 같다...!!!
코스모스가 피는걸 보면 그렇게 가을이 온것을 안다. 가을이 온것을 알고 알아서 코스모스가 핀다. 그렇게 꽃들은 자기가 등장해야할 시기를 안다. 힘들게 피고 나면 힘들게 나온 만큼이나 힘겹게 견디며 다시 시들어갈 날을 기다린다. 그렇게 항상 무거움을 안고 피어난다.
모든것은... 시간이 가고, 시작에서 멀어져가고, 또다른 무엇인가와 부딪혀갈수록, 그렇게 변해간다. 나의 시야에서 멀어져간 파문처럼, 한번 떠나면 다시 돌아올수 없듯이...!!! 나의 선택으로 인한 파문이 어떻게 변해갈지 그저 지켜만 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