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발이

2013. 8. 23. 16:46스냅

 

어릴적 이런 자전거를 '찜발이'라고 불렀던 기억이 난다.

 

짐을 실어나르는 용도로 만들어진 자전거라 그렇게 불렀는지 모르겠지만,

 

요즘같이 편하고 흔한 12단기어 같은건 달려있지않은 오직 1단 기어로 타는 사람의 체력에 모든걸 맡기는 그런 자전거였다.

 

여기에다가 쌀가마니도 싣고 제품박스도 차곡차곡 쌓아올려서 어디론가 쏜살같이 배달을 다니는 모습을 많이 보곤 했었느데,

 

모든 물건이 그렇듯이 세월이가면서 불편한 물건들은 하나씩 사라져갔다.

 

투박하지만 강함을 느낄수 있는 구조에 이제는 시간을 못이겨 녹슬어버린 몸체가 왠지 녹에서 향기가 나듯 시선을 끌어당긴다.

 

저 뒷쪽 넓은 판때기위에 걸터앉아 바람을 쐬며 달리는 기억도 어렴풋이 남아있다.

 

나도 언젠가는 저런 구형자전거 취급을 받으며 한쪽 구석을 지켜야할 날이 오겠지만,

 

강인하고 질긴 마음만은 뼈속 깊이 남겨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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