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은 장소에서 늘 그렇게 그런 풍경이 보인다. 그래도 나무는 자라고, 어제와 다른 바람이 불어오고, 어제와 다른 빛이 내리고, 어제와 다른 하늘이 펼쳐지며, 어제와 다른 나의 기분이 존재한다. 그렇게 풍경이 변해가듯 세월이 흘러가고, 나도 그렇게 나이들어 간다.
비가 옵니다. '가을비'라고 해야할지 '겨울비'라고 해야할지. 아침에 얼음이 두세번 얼었으니, '겨울비'라고 해야겠지. 어쨌든 비오는 날의 운치가 느껴진다.
갑자기 바람이 몰아치며 소나기가 쏟아진다. 그런데 밖을 내다보니 바로 앞쪽 동네에는 너무나 화창하기만 하다. 아무리 국지성이라고하지만 멀쩡한 하늘이 보이고 있는데 그 앞에는 커튼을 드리우듯 비가 내리붓는다. 땅덩어리가 너무 넓은서 그런건지...ㅎㅎㅎ 소나기 쏟아지는 곳에서 맑은 하늘은 본적이 있었던지 한참을 생각해본다. 그리고 다른 화분에는 쌍연이, 아니 수련 두녀석이 이쁘게 피었다. 어제 봉우리를 한껏 물밖으로 내밀더니 역시나 오늘 한껏 기지개를 펴고 곱게도 피어있다.
몇일 포근하더니 또 가랑비가 온다. 차분하게 가라앉는 분위기를 즐겨야하는건지... 한방울씩 떨어지는 빗방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눈꺼플이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조용히 지나갈려는건지... 이럴땐 동동주 한사발이 최고인데...^^;;
오랜만에 내리는 비가 마냥 좋아서 그냥 차를 끌고 나섰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빗소리를 들어니 지금까지 채였던 열기가 한순간에 날아가는듯 했다. 이 비가 개이고 나서도 당분간은 더위가 남아있겠지만, 그래도 이제 한고비 넘은듯 시원한 바람을 느껴본다.
너무 비가 오지않으니 비오는 날이 그리워지는군요. 언제쯤 폭염으로 지친 땅에 비를 한번 뿌려줄련지! 한쪽에는 너무 많이와서 물난리이고, 한쪽엔 너무 안와서 폭염으로 지쳐가고, 자연이란! 시련을 주면서 변해가는가 봅니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