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단을 올라야 집으로 들어간다. 집으로 들어서기전 항상 창문 크기만큼의 하늘을 바라보며 계단을 오른다. 나의 시선에 주어진 딱 그만큼의 공간만을 바라보며...!!!
블록처럼 만들어진 건물들로 들판같은 동네가 하나둘씩 채워져 갔고... 각자의 공간들은 나뉘어지고 그 나뉘어진 경계속에 또다시 생겨난 공간... 우린 이 만큼의 공간을 사이에 두고 막혀진 세상속에서 자기만의 울타리를 만들어 살아가고 있다.
어릴적 길을 가다가 문득 한번씩 바라본 시선속에는... 또다른 틀어지고 깨어진 공간속에... 똑같은 모습을 한 나의 잃어버린 자아가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항상 시간으로 이어진 평행선 속의 세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곤 했었는데... 어디론가 도피하고 싶은 욕망에서 나온 그런 상상속 세상...!!!
낡아서 곧 허물어질듯한 시장 한켠에서, 늘 지키던 그 자리에서 묵묵히 기다린다. 한참 번잡하게 북적이던 그 옛날의 시장을 기억속에 간직한체 매일매일을...!!! 어릴적 내 기억속에도 항상 장을 보러온 사람들과 장사꾼들의 흥정소리가 남아있지만, 지금 이곳엔 허물어져 철거되기만을 기다리는 우울함만이 느껴진다.
비가 온다... 아니 비가 왔었다... 그리고 비가 그쳤었다... 그런데 내 눈앞에는 계속 비가 온다... 비가 그치지가 않는다... 비를 맞고 하염없이 서있다... 내리치는 빗날이 날카롭게 살을 가른다... 물방울로 바위를 뚫듯이 빗날이 내 몸을 파고든다... 계속 내리는 비 때문에 힘들다...
누가봐도 흔들린 사진이다. 셔터스피드확보를 하지 못해 흔들려버렸다. 적절한 조절이 필요한데 그러지 않았다. 지금 우리네 전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그리고 여기 시장은 너무 낡아, 작은 흔들림에 곧 쓰러질것 같기에...!!! 그리고 난 가끔씩 흔들린 사진이 그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