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피하다보니 에어컨바람의 냉기에 삼겨져버렸다.
갈수록 그 냉기가 시선을 파고든다.
작년 봄에 심었었던 꽃들이 지고나서, 다시 추운 겨울을 이기고 이렇게 봄을 알리듯 피었다. 보기에는 너무 여린 풀잎처럼 생겼는데, 매섭게도 추운 바람과 온통 주변을 꽁꽁 얼려버렸던 냉기를 이기고, 땅의 온기만으로 견디어 다시 피어난 꽃들에서, 그 무한한 생명력을 느껴본다.
날카로운 비수처럼 싸늘한 냉기가 강한 흔적을 남긴다. 그렇게 하루하루 겨울을 지나고 있다.
서늘한 냉기가 있는 곳엔 언제나 그 냉기를 한껏 품은 세포들이 분열하며 증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빛이 들어오면 그 빛속으로 조용히 사라져 가지만...!!!
겨울나무의 속을 들여다보고 싶다. 어떤 강건함으로 겨울내내 냉기를 견디고 숨결을 유지하는지...!!! 밖으로 배어나온 거칠고 딱딱한 살결에서 품어진 강함을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