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맹추위의 시동을 서서히 올리든 즈음 갑자기 날씨가 너무 포근하다. 겉옷을 벗어놓고 다녀야할 정도로 봄날씨 같은 날이였다. 그런데 동지가 다 되어서인지 늦은 시간이 아니였는데 빛이 너무 옅게 깔렸다. 날씨는 봄날씨 같았고 빛은 어김없는 겨울의 갸날픈 빛이였다. 푸르던 풀들은 메말라버린것처럼 짙은 갈색으로 변해버렸고 땅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했는지 푸석푸석 생기가 없는듯 했다. 그렇게 휑한 느낌의 언덕같은 곳에서 잠시 한숨쉬듯이 쉬어갔다.
빛을 기록하고, 숨결을 기록하고 바람을 기록하고, 흐름을 기록하고, 계절을 기록하고, 그렇게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자연은 알수 있는 조각들로 순간을 기록한다. ( 새해 첫날 포스팅치고는 너무 무거운지 모르겠지만, 다른 이들처럼 붉게타는 뜨거운 새해 첫 태양을 담으러 갈수 없는 처지라...!!! )
오늘 영화 한편을 봤다. SF장르인데 나오는 장면은 전혀 장르에 맞지않는듯한 분위기... 그리고 평이하고 단조롭게 이야기하듯이 흘러가는 줄거리... 조금만 집중을 하지않아도 지루해서 하품이 나올정도다. 그런데 은근히 빨려드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런타임이 흐르는동안 스토리는 조각들로 나뉘어지고 그 조각들이 시간을 따라 다시 재구성되듯이 하나로 합쳐질 즈음, 멍한 울림이 다가온다. 그렇게 역설적인 논재를 던져준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그리고 뫼비우스의 띠처럼 한번 더 꼬여져 돌아간다. 어쩌면 카오스적인듯한 시간과 존재의 파괴가 아닌가 생각도 든다. 뭔가 아쉬운듯한 느낌으로 영화는 마무리되고 그렇게 오랜동안 묘한 여운이 남는다. 프리데스티네이션(국내명:타임패러독스) '사라스누크'라는 여배우의 중성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