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깃털처럼 흩어져 날리는 모습이 다른 날의 해질녁과는 다른 풍경을 보인다. 매일보는 해질녁이 항상 비슷하지만 가끔씩 구름이 이벤트를 한다.
늦은 오전시간 하늘을 들여다보니 둥근 해무리가 내려다본다. 강렬함 만큼이나 그 시선이 따깝다.
서쪽 하늘로 해는 넘어가고 8시반을 지나는 시간인데 여전히 그 빛의 여운을 느낀다. 퇴근하기 전에 바라본 하늘에 문뜩 셔터를 들이댄다. 고감도에서 촬영을 하다보니 노이즈가 자글자글하다.
저멀리 삼천포화력발전소의 굴뚝만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장마의 습한 기원이 안개처럼 모든걸 뒤덮고 지나갔었던 하루였다. 온몸에는 덥덥한 수분이 덥쳐 땀인지 습기인지 구분이 안갔지만, 내려앉아 펼쳐진 안개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풍경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