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풍경이지만 구름이 배경을 깔아주면, 그날만의 유일한 '흔한 풍경'이 된다.
비오는 날, 또 그렇게 그 자리를 지킨다.
시야가 너무 탁하다. 눈앞에 보이는 전망은 시원하게 탁트인 형세인데, 마치 허옇게 분칠을 한듯이 그렇게 흐릿하고 탁하다. 바람은 매섭게 불어치는듯 소리는 요란스러운데, 눈앞에 뿌려진 탁함만은 날려보내지를 못하는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지금 탁한 세상에 살고 있다.
매일 같은 장소에서 늘 그렇게 그런 풍경이 보인다. 그래도 나무는 자라고, 어제와 다른 바람이 불어오고, 어제와 다른 빛이 내리고, 어제와 다른 하늘이 펼쳐지며, 어제와 다른 나의 기분이 존재한다. 그렇게 풍경이 변해가듯 세월이 흘러가고, 나도 그렇게 나이들어 간다.
매일 같은 풍경속에 구름이 배경을 채워주고, 밋밋한 풍경은 다른 날과 다른 또 다른 풍경이 된다. 그렇게 구름이 하늘을 따라 흐른다.
어제와 같은 하늘인데, 오늘은 그저 백지같은 하늘이다. 또 언제쯤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