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동안 숙성된 봄의 빛이 떠오른다. 칙칙한 어둠에서 빛이 한껏 담기어 떠오르듯이, 그렇게 봄의 빛깔이 한껏 담기어 떠오른다.
전봇대가 있고, 전봇대를 타고 전선이 흐른다. 그 아래를 빛을 담고 달린다. 그리고 빛이 배경을 물들인다.
겨울은 논바닥을 타고 흐른다.
가끔씩 구름이 꽃처럼 피어오르기도 한다. 무형이 유형이며, 유형이 무형이고, 변화무쌍하다. ( 항상 상상은 자유인것 같다.)
빛이 만든 빛망울이 면을 이루며 선을 대신한다. 그렇게 세상은 몽환적인듯 허상적인듯 그렇게 구성되어진다. 날카로움이 없어진 시선에서는 편안함 마저 느껴진다.
창가에 놓아둔 화분엔 벌써 꽃이 몇차례 피고 지고 있다. 그렇게 봄이 오기를 창가에 기대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