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옮겨온 녀석중에 첨으로 핀 녀석이다. 물속에는 세녀석이나 대기중인다. 순서를 기다리는 마냥 하나씩 키를 맞춰가며 올라오고 있다.
모두가 떠나버린뒤 홀로남아 자리를 지키다 사라지는 것처럼, 그렇게 뒤늦게 힘겹게 피어나려 애쓰고 있다. 이대로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찬바람에 서서히 시들어 갈것만 같다. 차가운 바람이 불고나서는 이제 수련이 더 이상 꽃을 피우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날카로운 바람을 느끼고도 조용히 혼자서 꽃봉우리를 내밀고 있다. 며칠을 쳐다보고 있자니 애처로움마저 든다.
올해 못볼듯한 어리연이 한두송이씩 피기시작한다. 자그마한 녀석이 앙증맞기도 하고, 여려서 어떻게 견딜런가 싶기도 하다. 아쉽게도 여린만큼이나 겨우 하루를 피고는 져버린다.
이제 수련도 마지막 봉우리를 터트리고 있는듯 하다. 아직 터지지않은 두녀석도 하루이틀안에 필것 같다. 그리고 이제 내년을 기약하게 될것이다. 저멀리 연밭에도 연꽃들이 이제 드문드문 남아있다.
3일 정도를 피었다가 오므리기를 반복하다가 물속에 잠겨 죽어가듯 지고나면, 새 꽃대가 올라와서 같은듯 다른듯 꽃 닮은 녀석들이 피어난다. 요즘 요 녀석들 피고지는걸 보는 낙으로 지루함을 조금이나마 줄여본다.
바람결에 노를 젓듯이 흔들흔들 바람을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