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운이 내려깔린 세상을 내려다보며, 맑고 밝은 세상을 꿈꾸며, 그렇게 바람을 타고 흐른다.
불명확하게 비춰진 세상. 그리고 그곳에 세워진 표식.
빛의 파동. 존재의 파동. 헤아릴수 없는 시간의 흐름속에 아주 짧은 순간의 파동으로 그저 스쳐지날갈 뿐이다. 물질로부터 떠나면 존재조차 느끼지도 못하는 미미한 파동으로 남겨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짧은 순간 흘러지나며 그 흔적만이라도 남겨두면 의미가 있을까나. 어쨌던 미명같은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에 그렇게 흘러가는 존재일지 모르겠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시간, 가을을 이미 다 보낸듯한 늦은 시기에 들판에 놓인 벼를 수확한다. 요즘은 콤바인으로 한바퀴 돌면 푸대 가득히 쌀알들을 거둬들인다. 그렇게 올한해 쌀농사를 마무리한다.,
작은 세상이 아침햇살아래 만들어졌다. ( 초소형 다중우주론이 존재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 )
모두가 떠나버린뒤 홀로남아 자리를 지키다 사라지는 것처럼, 그렇게 뒤늦게 힘겹게 피어나려 애쓰고 있다. 이대로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찬바람에 서서히 시들어 갈것만 같다. 차가운 바람이 불고나서는 이제 수련이 더 이상 꽃을 피우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날카로운 바람을 느끼고도 조용히 혼자서 꽃봉우리를 내밀고 있다. 며칠을 쳐다보고 있자니 애처로움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