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하든 파란잎들은 온데간데 없고 그 흔적조차 다 날려가버린 곳에, 오랜 세월동안 그 자리를 기록하며 지켜왔던 비석만이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준다.
뿌연 안개속같은 세상에서 푸른 하늘을 꿈꾸며, 그렇게 세상을 분할하고 재구성하고 싶다. 그러나 현실에서 느껴지는건 괴리감 뿐이다.
비가 옵니다. '가을비'라고 해야할지 '겨울비'라고 해야할지. 아침에 얼음이 두세번 얼었으니, '겨울비'라고 해야겠지. 어쨌든 비오는 날의 운치가 느껴진다.
가을색이 남아있는 곳이지만, 빛과 바람에서는 겨울 찬바람이 느껴진다.
때로는 뭔가 다른 풍경을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