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전히 조용하다. 심심하기도 하고해서, 또 이래저래 헛샷짓을 해본다.
아침부터 바삐 집을 짓기 시작한다. 쉴새없이 나뭇가지를 물어다 나르고, 요리조리 끼워놓고 맞추고, 그렇게 열씨미 보금자리를 만들고 있다. 전봇대에다 두번을 짓다가 강제철거를 당하더니, 벚나무가지로 터를 옮겨서 짓기 시작한다. 나름 튼튼하게 짓기위해서 진땀을 빼는듯 하다.
매일 같은 장소에서 늘 그렇게 그런 풍경이 보인다. 그래도 나무는 자라고, 어제와 다른 바람이 불어오고, 어제와 다른 빛이 내리고, 어제와 다른 하늘이 펼쳐지며, 어제와 다른 나의 기분이 존재한다. 그렇게 풍경이 변해가듯 세월이 흘러가고, 나도 그렇게 나이들어 간다.
용호정원의 겨울도 이제 소한을 지나 대한을 향해 막바지로 달리는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벚꽃이 핀 용호정원 다음으로 겨울 정원을 좋아한다. 하지만 체질적으로 추위를 더 싫어하는지라 그냥 잠시만 그 풍경을 즐기고 싶다.
하늘은 여전히 푸르고, 그 푸른 하늘에 그림을 그리듯 그렇게 오늘도 변함없이 구름이 흘러간다. 밋밋하고 칙칙한 하늘이 며칠째 이어지더니 오늘은 왠일인지 3단 구름을 선보이신다. ^^
겨울 냉기가 불타오르는건지, 겨울의 냉기를 몰아내려 하늘이 불타오르는건지. 그렇게 하늘이 불타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