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비가 내리더니 유난히 맑은 구름빛과 하늘빛을 가진다. 그리고 짧은 순간 하늘을 갈라 결을 만든다. 왠지 하늘을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깜깜한 늦은 밤 가게 문앞에 달라붙어 한참을 그렇게 들여다본다. 들여보내달란 말인가? 아니면 잠시 쉬어가게 내버려두란 말인가? 그렇게 한참을 붙어있길래 그냥 편히 쉬게 두고 가게 안으로는 차마 들여보내주지 못하니, 그렇게 그 자리에 남겨두고 조용히 퇴근을 했다. 물론 다음날 아침엔 자기 갈곳으로 떠나 보내고 그 자리엔 뭔지 모를 흔적만을 남겨두었더라...^^
비가 오네요. 그래서 기분이 우울합니다. 그냥 슬퍼기도 합니다. 그렇게 모두가 슬픈듯 합니다.
우리가 살아온 터에 그렇게 세겨진 세월의 표식. 어쩌면 강한 의지를 담은 큰칼을 꽂아놓은듯 느껴지고, 또 어쩌면 이 땅에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다 숨져간 이들을 기리기 위한 표식을 세워놓은듯 하다. 그렇게 한낮에 논바닥에 세겨진 그 숨결을 바라본다.
따사로운 봄을 가로질러 여름을 향해 가고 있는 오후의 어느 한때, 그렇게 노곤함이 밀려올때면 조용히 고개를 뉘우고 달콤한 낮잠을 청해본다. ( 근데 이녀석들은 계속 이렇게 퍼질러자고 있다... 언제쯤 깨어날런지...^^;; )
환한 하늘가로등이 불밝히던 날, 초롱불처럼 작은 처마등 하나 바라보며, 조금은 초라한듯한 모습에 안스럽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노란 초롱빛에서 포근함을 느껴본다. 그렇게 오늘밤에도 하늘을 소소하게 바라본다.